모두예술주간 2023 – 장애예술 매니페스토
2020년 첫선을 보였던 ‘무장애예술주간(No Limits in Seoul)’이 올해 모두예술주간(Disability Art Week in Seoul)으로 새롭게 찾아온다. 모두예술주간은 동시대 예술 이론과 국내 장애예술의 접점을 발굴하고, 장애예술 고유의 창작 방법론과 미학을 구축하며 장애예술의 주요 주제와 고유한 관점을 개발하는 담론 탐색의 실험실이자 이를 실천에 적용하는 이론과 현장 연계의 장으로 기능할 것이다.
올해는 ‘장애예술 매니페스토’를 주제로 국내외 강연, 라운드 테이블, 워크숍,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장애예술(Disability Art)과 포용적 예술(Inclusive Arts), 접근성 미학과 장애의 감각까지 장애예술의 주요한 이슈를 논의하고, 비장애인 중심의 균일한 예술상을 거부하며 장애예술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담론의 장으로 초대한다.
전체 일정표
기획 노트
글. 오세형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공연장추진단TF 단장
장애예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더 이상 회피하거나 미룰 수 없는 긴급성이 요구되는 사안입니다. 현장에서 태동한 것이 아닌 공공영역에서 먼저 매니페스토를 논하는 것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제 장애예술은 어느 때보다 주류예술과의 생산적인 대화와 논쟁의 장에 진입하고 도전하기를 요청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장애예술 활동의 양적 확대 및 관심의 증가와 함께 제도화와 고착화라는 반대급부도 빠르게 진전 중입니다. 이는 관심의 궤도에 오른 장애예술이 잘못하면 이전보다 더욱 공고한 주변화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위험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올해 프로그램에서는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과 문화적 맥락에서 실천을 이어 온 학자, 실천가, 연구자들과 함께 장애예술이 공고한 기존 예술계에 침투하고 도전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질문을 던져왔는지를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유의미한 지적 자극을 전하고 실천의 방향을 재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아만다 카시아는 우리에게도 시의성이 높은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최근 국내의 미술관과 공연장이 접근성을 체계화하면서 자칫 온전한 경험의 공간이어야 할 문화공간이 제도적인 수행의 공간이 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와 매뉴얼이 강화될수록 장애를 전형화하고 타자화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카시아는 장애의 다양한 직간접적 경험을 창작에 도입한 여러 사례를 통해 공고한 제도성과 대화를 시도해 온 장애예술의 도전들을 소개합니다. 이는 20세기 중후반 제도성 비판을 통해 예술의 동시대성을 획득했던 혁신적 예술가들의 태도를 장애예술의 언어로 재 전유하는 것으로도 보여집니다.
이토 아사는 신체 경험의 차이가 서로 다른 고유한 세계의 상을 가진다는 가정하에 그 차이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비장애인의 감각 기저에 깔려있는 응당 당연한 경험이란 가변적인 것이며, 시각 경험의 부재라는 조건에서 구상된 세계상을 통해 자연스러움, 당연함이라는 소여적 감각을 흔들어 보려고 합니다.
올해의 주제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캐리 샌달의 강연 주제는 대담하게도 장애예술 미학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장애인의 감각과 몸은 오랫동안 타자성의 영역에 봉인되어 왔기에 그 생소한 힘을 불러내기 위해서는 선언적이고 과격한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샌달이 제시하는 정의는 어찌 보면 담담하고 싱거운 어휘로 읽힐 수 있지만, 세밀하면서도 대담한 분석적 접근을 통해 공연예술의 근간이 되어왔던 보편적 전제를 조목조목 따져가며 그것이 주류의 상대적 규범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 동시에 주류 규범의 재생산에 기여해 온 장애예술의 순응성 또한 비판하며 급진적인 타자성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실천과 연대적 관계에 기반한 앨리스 폭스의 포용적 예술 또한 우리에게 알려져 왔지만, 적극적으로 수용되거나 사용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수년 전에 소개되었던 앨리스 폭스의 관점이 현장에서의 활용보다는 주로 정책과 제도연구에서 적극적으로 인용하고 수용해 왔다는 점은 유의미한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강연과 워크숍에서는 국내의 활동가, 매개자들과 직접적이고 생산적인 만남을 통해 현장 중심의 산 지식과의 대화를 수행할 것입니다.
’무리무리 아무리’는 오랫동안 함께해 온 기획자와 예술가 간의 날 것 같은 표현과 대화가 분출되는 토크, 전시, 워크숍을 준비했습니다. 장애예술에서 그려내는 예술상의 균일함에 질문을 던지며 생생한 언어와 표현을 길들이거나 재단하지 않고 되레 고의적으로 증식시키려는 이 유쾌한 태도는 우리에게 귀 기울임의 미덕을 상기시킬 것입니다.
‘나란 나란’에서는 예술의 현장에서조차 장애가 있는 주체와의 동등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조적’ ‘대체적’ 서비스로 격하시키는 관행적 사고에 대한 의문을 시각적 장치로 가시화시키기 위한 전시와 워크숍을 준비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각각의 주체성이 병렬적이고 동등한 지위로 다뤄지는 공간적 경험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장애예술의 맥락과 환경은 상이했지만, 우리에게는 이제 막 태동한 막연한 의욕을 선취했던 사람들을 만나려니 기대감이 듭니다. 국적도 정체성도 장애에 대한 생각도 달랐던 그들은 무엇 때문에 주류예술을 향한 도발적 질문과 도전을 감행했을까요. 그들은 우리보다 더 열악했을까요, 아니면 여건은 어려웠지만 더 많은 동료들이 함께했을까요. 그들의 열정과 전략은 적절한 수신자를 찾아냈을까요. 장애예술의 선언이라는 표현은 너무 시기상조의 주장일까요. 수신자가 표기되지 않은 채 바다에 띄운 유리병 속의 편지일까요. 함께 노를 저을 수 있고, 서로 용기를 북돋을 수 있고, 다음을 위한 비판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친구들을 이 자리에 초대합니다.
행사개요
지난 행사
지난 행사의 내용을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만드는 사람들
주최 및 주관 |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
이사장 | 김형희 |
사무국장 | 박두현 |
기획 및 운영 총괄 | 오세형, 이채현 |
기술 | 이영욱 |
조명 | 안지현 |
음향 | 김고운 |
하우스 | 박하얀, 민수홍 |
티켓 | 김국희 |
기획 및 운영 | ㈜블루버드씨 |
총괄 디렉터 | 김상미 |
프로그램 | 유병진, 심현주 |
운영 | 이재원, 한민주 |
홍보 | 김연정, 정수정 |
행정 | 최정숙 |
기술 | 최진원 |
그래픽디자인 & 웹사이트 개발 | 일상의실천 |
영상 | 앨리스미디어 |
수어통역 | 김보석, 김선미 |
언어통역 | KCIT한국동시통역센터 |
문자통역 |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
쉬운텍스트 | 소소한 소통 |
번역 | 이경후 |
접근성매니저 | 윤소희 |
접근성팀 | 최세리, 박소희, 송세빈 |
접근성 모니터링단 | 김범진, 리즌정, 박소정, 장근영, 해랑 |
현장운영 | 박민석, 유한솔, 이소현, 이예리, 이재원, 이재인, 장선경 |
전시장 지킴이 | 이수연, 전정욱 |
협력 크리에이터 | 위라클 |
공식 포스터, 엽서, 프로그램북 음성 해설 | 김종서(라이프에디트) |
Disability Art Week in Seoul 2023 : Disability Art Manifesto
No Limits in Seoul, which was launched in 2020, returns as Disability Art Week in Seoul. Disability Art Week in Seoul will function as a laboratory of discourse exploration that cultivates major themes and perspectives of disability art by discovering its intersections with contemporary art theories and building creative methodologies and aesthetics unique to disability art; and also as a space of its practical application, combining theory and practice.
Under the theme of ‘Disability Art Manifesto,’ this year’s edition offers various programs including lectures by Korean and international speakers, a round table, workshops and exhibitions. It will discuss important issues of disability art, inclusive arts, accessibility aesthetics and senses of disability, inviting you to a field of new discourses that defies a homogenous image of art centered around non-disabled people and creatively reinterprets disability art.
Schedule
Program notes
Sehyung Oh
Head of Theater Project TF, Korea Disability Arts & Culture Center
An in-depth discussion on disability art is an urgent matter that we can no longer or avoid. There is a clear limitation in discussing the manifesto in a public sphere first, instead of it emerging from the field. However, disability art is being asked more than ever to join a space of constructive dialogue and debate with mainstream art and to challenge it. Along with the quantitative expansion of disability art activities and increasing interest, there is a rapid counter effect of institutionalization and rigidification. This could be a red flag for disability art, which has gained a certain level of interest, because there is a risk of it becoming restricted by even more intense marginalization.
In this year’s program, we invite scholars, practitioners and researchers who have been practicing in distinct social environments and contexts to talk about the strategies and questions disability art has been offering in order to infiltrate and challenge the rigidly established art scene. I hope it will be a great opportunity for us to deliver important intellectual inspirations and reconsider the direction of our practices.
Amanda Cachia deals with an issue that is highly relevant for us as well. As Korean art museums and performance venues are systemizing accessibility lately, there is also a concern that cultural spaces, which should provide a whole complete experience, might become a space for institutional performance. As services and manuals become more solidified, it could also increase the possibility for disability to become standardized and otherized. Through multiple examples of various direct and indirect experiences of disability being incorporated into the creative process, Cachia introduces disability art’s different attempts at dialogues with rigid institutionality. It also seems to be a reappropriation of the approach adopted by innovative artists in the middle and end of the 20th century, who gained contemporaneity of art through their critique on institutionality, into the language of disability art.
Asa Ito gives a lecture and workshop that visibly reveal differences in our physical experience based on the premise that they lead to distinct and unique understanding of the world. The natural inevitable experience at the basis of non-disabled senses is something changeable, and Ito tries to shake up the sense of givenness in this naturalness through the world image conceived in the absence of visual experience.
The topic of Carrie Sandahl’s lecture, which can be said to represent this year’s theme, is to boldly define the disability art aesthetics. The sense and body of disabled people have long been sealed within the realm of otherness and one might think that it takes a proclamatory and radical means to summon this unfamiliar power. Thus, the definition proposed by Sandahl might be understood as plain and composed language, but her elaborate and audacious analytical approach rigorously dissects the widespread premises that have formed the foundation of performing arts and argues that they are merely relative norms of the mainstream. At the same time, she criticizes the compliance of disability art which has contributed to the reproduction of mainstream norms and suggests we return to radical otherness.
Also, inclusive arts by Alice Fox based on consistent practice and relations of solidarity has been known in Korea but not actively embraced or applied. The fact that her views, which were introduced several years ago, have been more actively quoted and accepted in policy and institutional research rather than utilized in the practical field has a significant implication. This year’s lectures and workshops will connect the practitioners and mediators in Korea in a direct and constructive way and perform a dialogue with field-based living knowledge.
‘Muri Muri Amuri’ prepared a talk, exhibition and workshop where producers and artists who have worked together for a long time engage in raw and vibrant expressions and conversations. Questioning the homogenous image of art portrayed in disability art and trying not to tame or judge vivacious language and expression but to deliberately multiply them, this cheerful attitude will remind us of the value of listening.
In ‘naran naran,’ there will be an exhibition and a workshop that materialize a question into visual devices – a question on the conventional thinking that degrades the possibility of equal communication with disabled subjects, even in practices of art, into ‘supplementary’ or ‘substitute’ services. I hope you will enjoy the spatial experience where the subjectivities of people with and without disabilities are treated with parallel and equal status.
I am excited to meet those who have accomplished what is still an emergent and abstract drive for us although their contexts and environments of disability art were different. They have different nationalities, identities and ideas about disability art, yet what would have made them risk putting forward provocative questions and challenges to mainstream art? Could they have worked in more adverse conditions, or been joined by more colleagues despite difficult conditions? Have their passions and strategies found the right recipients? Is a disability art manifesto an expression too premature? Maybe a message in a bottle cast into the ocean without a specific recipient? Disability Art Week in Seoul invites friends who can row the boat with us, who can encourage one another and who are not afraid to give criticism and advice for the future.
Disability Art Week in Seoul 2023 : Disability Art Manifesto
Previous Events
Creators
Hosted and Organized by | Korea Disability Arts & Culture Center |
Chairman | Hyounghee Kim |
Executive Director | Doohyun Park |
Planning and Operations Director | Sehyung Oh, Chaihyun Lee |
Technical Director | Younguk Lee |
Lighting | YunHee Kim, Jihyun Ahn |
Stage | Noeul Kang, Sangji Choi |
Sound | Mark Kim |
House Manager | Hayan Bak, Min Soohong |
Ticket Manager | Kukhee Kim |
Planning and Operations | Bluebird C Corporation |
General Director | Sangmi Kim |
Programming | Byungjin Yoo, Hyunju Sim |
Operations | Jaewon Lee, Minjoo Han |
Public Relations | Yeonjeong Kim, Sujeong Jung |
Administration | Jeongsuk Choi |
Technical Support | Jinwon Choi |
Graphic Design & Website Development | Everyday Practice |
Video | Alice Media |
Sign Language Interpreters | Boseok Kim, Seonmi Kim |
Language Interpreters | KCIT Korea Simultaneous Interpretation Center |
Real-time Captioning | AUD Social Cooperative |
Easy Read | So-so Communication |
Translation | Gyeonghoo Lee |
Accessibility Manager | Sohee Youn |
Accessibility Team | Seri Choi, Sohee Park, Sebin Song |
Co-Creator | WERACLE |
Onsite Staff | Minseok Park, Yusol Yu, Jaein Lee |
Official Posters, Postcards, Program Book Audio Descriptions | Jongseo Kim (Lifedit) |